[] 시사매거진 - [김광웅의 법률산책] 상간남·상간녀에게 상간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 외에 다른 제재 수단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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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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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그 여자의 위자료까지 대신 내줬어요. 결국 남편의 불륜으로 벌받은 사람은 저뿐이에요.”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탄식을 자주 듣는다.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 소송에서 이겨도, 정작 상간녀는 남편이 대신 돈을 변제해 경제적 타격을 피하는 일이 적지 않다. 아내 입장에선 판결은 이겼지만 현실에서는 진 셈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상간자에게 위자료 외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지,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제재 방안을 살펴본다.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확인하고, 파주시 운정에 거주하는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남편과 상간녀의 부정행위에 있다며 상간녀에게 위자료 2천만 원 지급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판결 직후 남편이 상간녀에게 위 금액을 전부 지급하여 주었다. 이후 상간녀는 김포시 소재 직장생활을 계속하며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반면 A씨는 아이 양육과 이혼 소송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그 여자는 돈 한 푼 잃지 않았어요. 이럴 거면 위자료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죠?”라며 한탄했다.
상간행위는 과거 형법상 간통죄로 처벌됐지만, 2015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며 형사 제재는 사라졌다. 현재 상간남·상간녀에 대한 제재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이 유일하다. 그마저도 통상 인정액은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수준으로, 혼인 파탄의 고통에 비해 턱없이 적다. 더 큰 문제는 판결 이후다. 상간자 명의의 재산이 없거나, 남편이 상간녀에게 위자료 상당 금액을 보내주면 실질적 불이익은 거의 없다. 위자료는 ‘징벌’이 아닌 ‘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는 위자료 외에도 다음과 같은 간접적 법적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첫째, 부당이득 반환 청구다. 부정행위 기간 동안 남편이 상간녀에게 금전이나 물품, 자동차, 주식 등을 제공했다면, 이는 부부 공동재산의 무단 유출로 평가될 수 있다. 실제 대법원도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증여한 금전은 배우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즉, 상간자가 받은 재산을 되돌려 받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추가 손해배상 청구의 가능성이다. 상간녀가 원고를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문자나 SNS 글을 남겼다면, 이는 별도의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로 “상간녀가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위자료를 가중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다. 셋째, 상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 징계를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단순히 사적인 연애 문제를 이유로 회사를 압박하거나 상간자의 신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오히려 명예훼손·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회사에 징계를 요구할 때는 단순한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관계와 회사 내부규정(성희롱·품위손상행위 등)을 근거로 공식적인 민원 또는 진정의 형식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조치는 일반적으로 상간소송에서 위자료 책임이 인정된 이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사건의 사실관계, 증거의 적정성, 법적 위험성을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경험 많은 이혼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배신의 상처는 깊고, 응징의 욕구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상간녀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직장이나 주위 지인에 알리는 행위는 오히려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 법은 감정을 달래주는 도구가 아니다. 증거 중심의 대응만이 실질적인 제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상간녀가 남편의 부당한 요구로 부정행위에 관여한 ‘비대등한 관계’였던 경우, 법원은 위자료를 감경하기도 하므로, 감정이 아닌 입증 전략이 핵심이다.
상간녀에게 위자료 말고는 제재가 없다는 현실은 분명 불공정하다. 그러나 법은 감정의 균형이 아니라 증거와 절차의 공정으로 움직인다. 위자료의 한계를 인정하되, 부당이득 반환·추가 손해배상·회사 징계 요구 등 합법적 수단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진짜 정의는 감정의 응징이 아니라, 법이 허용하는 한계 안에서 최대한의 책임을 묻는 데 있다. 사랑은 자유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가정을 무너뜨린다면 책임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 가정법원은 그 책임의 무게만큼 분명히 묻는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출처 : 시사매거진(https://www.sisamaga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