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 [김광웅 법률산책] 상간소송 불륜증거, 배우자 휴대폰 무단 열람의 법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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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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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휴대폰에 외도 증거가 다 있어요. 밤에 몰래 열어서 캡처했는데, 괜찮겠죠?” 상간소송 상담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상간소송의 핵심은 부정행위 증거지만, 확보 과정이 오히려 형사처벌 위험을 부를 때가 적지 않다. 이 칼럼은 배우자 휴대폰 무단 열람으로 얻은 자료가 법정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리고 합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을 사례로 짚어본다.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지인으로부터 남편이 파주시 운정의 카페에서 낯선 여성과 만났다는 말을 듣고 부정행위를 의심해, 잠든 남편의 휴대폰을 어깨너머로 파악한 패턴으로 무단 해제한 뒤 상간녀와의 카카오톡 대화와 포옹 사진을 캡처했고 이를 근거로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김포시에 거주하는 상대방을 상대로는 상간자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후 남편이 정보통신망 침입 및 비밀침해 혐의로 A씨를 고소하면서, A씨는 두 소송에서 증거능력 배척 위험을, 형사절차에서는 피의자 신분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의심해 휴대폰을 열람하더라도 정보통신망법 또는 형법상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비밀번호를 몰래 해제하거나 클라우드·메신저·이메일 등에 접근한 행위는 ‘보호조치를 무력화한 부정 접근’으로 평가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도 혼인관계라 하더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한 휴대폰 열람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부 사이니까 괜찮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다만 부부가 평소 서로의 휴대폰을 자유롭게 열람해 온 관행이 있고, 특정 시점의 열람에 대해 구체적·현재적 동의가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입증된다면 위법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상간소송에서의 증거 확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법이 허용하는 절차를 거치면 오히려 더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면 숙박업소·주차장·엘리베이터 등 CCTV 영상을 특정 일시·장소를 적시해 결정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사실조회로 카드 사용내역·숙박예약 기록·차량 통행자료 등 간접증거도 적법하게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는 위법 논란이 없고 법정에서 채택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몰래 캡처한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료를 그대로 제출하기보다, 그 속에 언급된 장소·시간·이용내역 등을 근거로 별도의 증거보전신청이나 사실조회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 현명하다.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도 있고, 오히려 역고소의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간소송은 감정보다 증거로 판단된다. 그러나 증거 수집이 위법하면 더 큰 상처로 돌아온다. 외도는 분노를 부르지만 법은 즉흥적 대응을 허용하지 않는다. 합법적 절차로 더 명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진짜 승리다. 상간증거는 휴대폰이 아니라 객관적 흔적에도 있다. 카드 결제, 숙박 예약, 차량 이동, CCTV 등은 모두 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다. 불법 녹음이나 무단 열람은 순간의 통쾌함을 줄 뿐 사건을 뒤집는 ‘독’이 될 수 있다. 수집 방법이 애매하다면 상간소송 전문 변호사와 먼저 상담하길 추천한다.
의심이 들 때마다 휴대폰부터 여는 순간, 관계도 사건도 함께 상처 입는다. 남편이 의심스러울 땐 먼저 한 번 묻고 한 번 믿어보자. 사실이 아니라면 불필요한 균열을 막아 가정을 지킨다. 사실이라면 그때는 감정보다 절차를 택하면 된다. 불신의 캡처 한 장보다 합법한 증거보전신청이 더 유용하다. 필요하면 의심 정황의 날짜·시간·장소만 간단히 기록해 두고, 보관 기간이 짧은 자료는 즉시 증거보전이나 사실조회를 검토하자. 몰래 보기 한 번 줄이고 법적 절차 한 번 늘리는 것이 결과를 깔끔하게 하고, 이후 협상력과 회복 가능성까지 높인다.
박희남 기자 dlghsdldirl@naver.com
출처 : 시사매거진(https://www.sisamagazine.co.kr)